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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영화 감상평- 경험이 지혜가 되는 순간

by 힐링바뤼 2025. 2. 17.

들어가며

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영화 '인턴(The Intern, 2015)'은 나이 든 인턴과 젊은 CEO의 만남을 통해 세대 차이를 뛰어넘는 관계에 대한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로버트 드 니로와 앤 해서웨이의 훌륭한 연기가 돋보이는 이 작품은 단순한 코미디를 넘어서 현대 사회에서 경험의 가치와 세대 간 소통의 중요성을 되새기게 합니다.

 

줄거리

70세의 은퇴한 회사원 벤 휘태커(로버트 드 니로)는 무료한 노후 생활에 변화를 주고자 온라인 패션 회사 '어바웃 더 핏(About The Fit)'의 시니어 인턴 프로그램에 지원합니다. 회사의 창업자이자 CEO인 줄스 오스틴(앤 해서웨이)은 처음에는 벤을 불편해하지만, 점차 그의 경험과 지혜, 성실함에 감동받게 됩니다. 벤은 줄스의 업무 조력자를 넘어 인생의 멘토가 되어가며, 두 사람은 서로에게 없던 관점을 배우게 됩니다.

 

세대 갈등을 넘어선 소통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흔히 접할 수 있는 '젊은 세대 vs 구세대'의 갈등 구도를 넘어서기 때문입니다. 벤과 줄스는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성장합니다. 벤은 새로운 테크놀로지와 변화된 업무 환경에 적응하려 노력하고, 줄스는 벤에게서 자신에게 없던 인생 경험과 지혜를 배웁니다.

이러한 접근은 현실 사회에서도 필요한 태도입니다. 세대 차이란 갈등의 원인이 아니라 서로 다른 관점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기회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경험의 가치

'인턴'은 현대 사회에서 종종 간과되는 노년층의 경험과 지혜의 가치를 강조합니다. 벤은 기술적으로는 뒤떨어질지 모르지만, 사람을 대하는 방식, 위기 상황에서의 대처 능력, 인생에 대한 통찰력 등 젊은 세대가 배울 점이 많은 인물입니다.

특히 인상적인 장면은 벤이 줄스의 어머니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실수로 삭제했을 때, 옛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아내는 부분입니다. 이를 통해 영화는 경험이 단순히 '구식'이 아니라 문제 해결의 다양한 접근법을 제공해 준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일과 삶의 균형

영화는 또한 현대인의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줄스는 성공적인 사업가지만 가정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녀의 남편 맷은 자신의 경력을 포기하고 육아를 담당하지만, 결국 그 역할에 갑갑함을 느끼게 됩니다.

벤은 이런 상황에서 줄스에게 일과 가정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출 수 있는지에 대한 조언을 해줍니다. 이는 단순히 '일 vs 가정'의 이분법적 구도가 아니라, 어떻게 두 영역에서 모두 충실할 수 있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통찰을 제공합니다.

 

여성 리더십에 대한 시선

'인턴'은 여성 CEO인 줄스를 통해 비즈니스 세계에서의 여성 리더십을 긍정적으로 다룹니다. 줄스는 열정적이고 완벽주의적이며 자신의 비전을 명확히 가진 리더입니다. 그러나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투자자들은 '경험 있는' CEO를 영입하라고 압박합니다.

이러한 상황은 현실에서도 여성 리더들이 자주 직면하는 문제를 반영합니다. 영화는 줄스가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을 타협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다양한 리더십 스타일의 가치를 인정합니다.

 

로버트 드 니로와 앤 해서웨이의 연기 앙상블

이 영화의 큰 매력 중 하나는 두 주연 배우의 뛰어난 케미스트리입니다. 로버트 드 니로는 침착하고 지혜로운 벤을 연기하며, 단순한 '현명한 노인' 클리셰를 넘어서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냅니다. 그의 유머 감각과 진중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집니다.

앤 해서웨이는 성공에 대한 열망과 완벽주의, 그리고 내면의 불안감을 가진 줄스를 설득력 있게 표현합니다. 특히 그녀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보여주는 장면들이 인상적입니다.

두 배우의 연기 앙상블은 영화의 메시지를 더욱 진실되게 전달하며, 관객이 두 캐릭터 모두에게 감정을 이입할 수 있게 합니다.

 

따뜻한 유머와 감동

'인턴'은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유쾌한 코미디 요소를 균형 있게 배치합니다. 벤과 젊은 동료들 간의 세대 차이에서 오는 유머, 직장 내 관계에서 비롯되는 상황 코미디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의 진정한 힘은 감동에 있습니다. 특히 벤이 줄스의 개인적인 위기 상황에서 보여주는 지지와 조언, 그리고 그로 인해 서로에게 형성되는 신뢰는 관객에게 따뜻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현대 직장 문화에 대한 성찰

영화는 스타트업이라는 배경을 통해 현대 직장 문화에 대한 흥미로운 관찰을 제공합니다. 오픈 플랜 사무실, 캐주얼한 복장 코드, 수평적 조직 문화 등 현대적 업무 환경이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벤은 이런 환경에 적응하면서도 정장과 넥타이를 고수하고, 서류가방을 챙기는 등 자신만의 스타일을 유지합니다. 이는 단순히 '구식' 취향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지키는 자세를 보여줍니다. 영화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면서도 가치 있는 전통을 존중하는 균형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결론

'인턴'은 세대 차이, 일과 삶의 균형, 직장 문화, 여성 리더십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지만, 결국 그 핵심에는 '인간 관계'와 '상호 존중'이 있습니다. 벤과 줄스는 서로 다른 세대와 배경을 가졌지만, 서로에게서 배우고 성장하며 더 나은 사람이 됩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오락거리를 넘어,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세대 간 소통과 경험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나이와 배경에 상관없이 서로를 존중하고 배우려는 자세야말로 진정한 성장의 원동력이라는 메시지는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통찰일 것입니다.

'인턴'을 보고 나면, 내 주변의 연장자들에게서 배울 점이 무엇인지, 또 내가 가진 경험과 지혜를 어떻게 나눌 수 있을지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이 영화가 주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합니다.